Load
Load
21세기 의료계의 새로운 패러다임
Save blood, Save life
> 정보자료실 > 심포지움자료실
산부인과 영역에서의 빈혈치료(고재환)
산부인과 영역에서 빈혈 치료
고재환
인제의대 산부인과
서 론
철분은 남성과 여성의 구분 없이 누구에게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산소운반을 위한 혈색소 공급 뿐 아니라 전해질, 효소 작용 등 인체의 기능을 우지하기 위해선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성분이면서 여성의 빈혈이 임상의들에겐 더욱 치명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성별에 따른 차이와 생식 능력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특히 가임 여성의 경우 성인 남성과 비교하여 1/2-1/4 밖에 되지 않는 철분은 산부인과 영역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를 접하게 된다. 임신중에는 혈액 요구량의 상대적 증가로 빈혈이 야기되며, 일반적으로 비임신시 여성의 혈색소가 12 gm/dL 미만을 빈혈이라 하는 반면 임신시는 관대하게도 10 gm/dL 미만을 빈혈이라고 할 정도다. 그래서 여성에서의 빈혈은 빈혈 자체의 문제와 더불어 수술적 요법이 필요한 질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주요한 방해 요소가 되고 있다. 실제적으로 1982년 Dripps 등의 보고에 의하면 신체의 추측 혈액량 (estimated blood volume)이 평균 성인 남자에게서는 몸무게의 7.5% (75 mL/kg), 여자에서 6.5% (65 mL/kg), 소아에서 75 mL/kg, 유아에서 80 mL/kg, 신생아에서 85 mL/kg 로써 빈혈은 여성에게 더 위험하며 산부인과 수술이 다른 과의 수술에 비해 출혈에 민감하다는 사실은 이미 발표한 바 있다.
빈혈 치료의 광의적 의미로는 빈혈의 예방법이 포함될 수 있으며, 빈혈이 생긴 이후의 처치방법보다 효과면에서나 예후면에서 더 좋은 방법이라 하겠다. 이에 본 심포지움에서는 여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빈도 높은 질병에서의 빈혈을 줄일 수 있는 방법 및 수술적 방법의 알려진 노하우와 실혈에 대한 자가수혈의 방법등 임상에서 직접 접하는 문제들을 대상으로 다루고자 한다.
본 론
수술 전 수혈을 줄이는 방법
부인과 영역에서의 수술 전 빈혈 교정 및 수술 중 출혈 감소의 목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약제가 바로 여성호르몬이다. 근종등의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종양의 경우 크기의 감소와 더불어 절개시 출혈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으로 사용되며, 수술 전 생리의 조절로 출혈 소인을 줄일 수도 있어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다. 대표적인 호르몬으로는 피임제재(OC) 나 프로게스틴(progestin), 프로게스테론 수용체대항제(progesterone receptor antagonist, mifepristone), 선택적 프로게스테론 수용체조정자(progesterone receptor antagonist modulator, SPRM, asoprisnil), 생식샘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 작용제(Gonadotropin releasing hormone agonist, GnRH agonist), 생식샘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 대항제(Gonadotropin releasing hormone antagonist, GnRH antagonist)등이 있다.
수술적 방법을 통한 출혈 감소법
자궁동맥과 난소동맥을 우선 결찰 후 수술을 하는 고식적 방법에서 수술 전 절제부위에 혈관 수축제재를 사용하는 방법과 출혈을 줄이는 수술 기법등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자궁 근종의 수술적 방법으로는 자궁 전후벽의 장막(serosa)을 절개하는 방향에 따라 출혈을 줄일 수 있으며, 근종의 거짓피막(pseudocapsule)을 절개하여 혈관의 절개를 줄이는 방법등이 제시되었다.
암환자 대상의 자가수혈(cell salvage)
빈혈이 암의 예후와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있으며, 빈혈은 암 치료에 불량한 예후인자가 되고 방사선 치료를 받는 자궁경부암 환자에서도 생존률에 불량한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 알려져 있다. 이에 수술이 잘 되었어도 빈혈로 인해 예후가 좋지 못한 경우가 있어 가능한 빈혈을 일으키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암환자 수술의 경우 자가수혈은 금기로 되어 있어 실혈된 혈액을 그냥 버릴 수 밖에 없었다. 암 세포가 혈관속으로 들어가 전이를 조장하는 문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인데, 최근 2009년4월16일에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개최되었던 NATA Symposium에서는 leucocyte filter를 이용하여 재 사용되는 혈액내 종양세포를 2-4 log 만큼 감소시킬 수 있으며, 이후바로 50Gy blood irradiation을 한다면 12 log reduction 만큼 종양세포가 감소된 혈액을 얻을 수 있어 실혈의 재사용이 가능함을 주장하였다.
감염 위험이 높은 환자 대상(contaminated blood)의 자가수혈(cell salvage)
부인과 수술에는 골반염이나 생식기에 발생한 농양으로 인한 수술도 종종 발생하는데, 이러한 여성의 수술은 유착과 수술 중 혈관 손상이 뒤따르게 되어 출혈의 위험이 비교적 높다. 하지만 수술 중 출혈로 인한 혈액은 이미 감염된 혈액이므로 자가 수혈에 금기로 되어 있어 빈혈의 부담을 안고 수술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최근 린츠에서 개최되었던 NATA Symposium에서 Jonathan H(Waters, Pittsburgh, PA, USA)는 contaminated blood를 cell washing 과정을 거쳐 5-23%가량 정화할 수 있으며, washing과 leukocyte-depletion filtration을 함께 사용하면 99%의 정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래도 남는 세균에 대해서는 항생제를 사용하면 합병증없이 혈액을 재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산과적 출혈(obstetric hemorrhage) 에서의 자가수혈(cell salvage)
산과 의사들에게 가장 큰 골칫거리는 출혈이다. 서론에서도 말했듯이 산모의 빈혈은 더욱 심각하다. 하지만 임신과 분만이라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수술과 출혈은 존재하고 실혈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산모가 분만 중 혹은 제왕절개 도중 발생하는 출혈은 다시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액내에 삽입되는 양수 때문인데 이는 폐색전증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가 된다. 하지만 기존의 이론을 반박하는 보고들이 나오고 있다. 린츠에서의 NATA Symposium에서 Sue Catling(Swansea, Wales, UK)은 양수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와 비교할 때 산과적 출혈(obstetric hemorrhage) 또한 심각한 사망의 원인이므로 cell salvage의 안전한 사용을 주장하고 있다. amniotic fluid embolism은 병태생리학적 문제이지 이것이 유입된다고 해서 무조건 생기는 것은 아니며, filtration techniques로 위험인자를 제거할 수 있으니, risk와 benefit의 비교를 한다면 사용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 론
빈혈은 여성에게서 더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빈혈을 미리 예방하고 실혈을 줄이는 방법이 다시 고려해 보아야 하겠다. ‘출혈 후 수혈’이라는 단순하고 고정된 사고에서 벗어나 실혈을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고 자가수혈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확대하여 이용한다면 더 좋은 의료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수혈만을 고집하던 시대에서 이젠 대체 요법의 개발 시대로 변하는 현 실정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이상, 의료진은 새로운 영역에 더욱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해야 할 것이다.